- 영국 버거집에서 자꾸 보이는 폭신폭신한 빵의 정체는?
- 소비 트렌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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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를 반으로 잘랐는데 패티보다 먼저 빵이 눈에 들어옵니다.👀
손으로 누르면 푹 꺼졌다 다시 올라오고,
반으로 찢으면 솜처럼 폭신한 결이 벌어지는 빵.
최근 영국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일본식 밀크번입니다.
영국 Waitrose에서는 최근 한 달간 ‘Japanese milk buns’ 검색량이 무려 617% 증가했습니다.
‘milk buns’ 검색은 102%, 관련 레시피 검색은 114% 늘었고 실제 밀크번 판매도 27% 증가했죠.
영국에서 갑자기 생겨난 유행만도 아닙니다.
미국 외식 메뉴에서도 일본식 밀크브레드 계열은 최근 4년간 약 400% 성장한 것으로 Datassential 자료에 나타났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아시아 베이커리에서 일부러 찾아 먹던 빵이
이제 버거집과 카페를 지나 슈퍼마켓 진열대까지 들어온 겁니다.
(*Waitrose: 영국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로, 프리미엄 식품과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유통 브랜드입니다.)
맛보다 먼저 보이는 건 ‘폭신함’입니다
밀크번은 첫입부터 강한 맛을 내는 빵은 아닙니다.
은은하게 달고 부드럽지만, 버터와 달걀 풍미가 진한 브리오슈처럼 빵 자체가 메뉴 전체를 끌고 가는 편도 아니죠.
대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식감입니다.
Waitrose는 이번 인기를 설명하며 손으로 눌렀다가 놓으면 다시 살아나는 특유의 ‘bounce-back’ 질감을 주요 매력으로 꼽았습니다.
실제 SNS에서도 빵을 꾹 누르거나 반으로 찢어 폭신한 내부 조직을 보여주는 장면이 유행을 키우는 데 한몫했습니다.
냄새나 풍미는 화면으로 전달하기 어렵지만, 폭신함은 손가락 하나면 설명됩니다.
바삭하게 부서지는 소리, 쫀득하게 늘어나는 반죽, 크림이 흘러내리는 단면처럼
요즘 식품 콘텐츠에서 ‘보이는 식감’이 곧 광고가 되는 이유와도 닿아 있습니다.
빵집보다 버거집에서 먼저 친해졌습니다
밀크번의 인기를 밀어준 곳 중 하나는 런던의 버거 매장들입니다.
특히 스매시버거와 조합이 잘 맞았습니다. 패티 가장자리는 바삭하게 눌러 굽고,
그 사이에 들어가는 빵은 정반대로 폭신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거죠.
Waitrose 역시 런던의 버거 레스토랑과 동아시아 베이커리가 밀크번 확산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합니다.
빵이 너무 두껍거나 풍미가 세지 않으니 고기와 소스가 더 잘 느껴지고,
부드럽지만 소스를 받아낼 정도의 구조는 유지합니다.
미국 외식업계에서도 버거뿐 아니라 에그 샌드위치, 아침 메뉴, 디저트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많은 소비자가 처음부터 “일본식 빵을 사야지” 하고 마트로 향한 건 아닐 수 있습니다.
밖에서 먹은 버거와 샌드위치에서 먼저 그 식감을 경험하고, SNS에서 이름을 익힌 뒤,
이제는 집에서도 비슷한 메뉴를 만들기 위해 빵을 찾기 시작한 거죠.
외식에서 먼저 익숙해진 식감이 소매시장으로 넘어온 셈입니다.
브리오슈처럼 고급스럽지만, 조금 덜 무겁게
버거빵의 ‘프리미엄’을 이야기할 때 오랫동안 대표 자리를 지킨 건 브리오슈였습니다.
버터와 달걀을 충분히 사용해 풍미가 진하고,
윤기 나는 표면 덕분에 평범한 번보다 훨씬 고급스럽게 느껴졌죠.
밀크번은 같은 자리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공략합니다.
폭신하고 은은하게 달지만 맛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중립적입니다.
Waitrose도 소비자들이 브리오슈가 주는 고급스러운 느낌은 좋아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은 대안을 찾는 상황에서 밀크번이 매력을 얻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건 ‘프리미엄의 맛’도 바뀔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더 진하게, 더 버터리하게, 더 묵직하게 만드는 것만이 고급화는 아닙니다.
요즘의 고급감은 입안에서 느껴지는 섬세한 질감이나 다른 재료와 부딪히지 않는 균형에서도 만들어집니다.
밀크번은 바로 그쪽에 가까운 빵입니다.
‘일본식’이라는 이름이 사라져도 남을 수 있을까요?
지금의 상승세만 보고 밀크번이 브리오슈를 완전히 대체한다고 말하기엔 이릅니다.
617%라는 검색 증가도 Waitrose 한 유통사의 최근 한 달 데이터이고, 여름 바비큐 시즌과 스매시버거 유행 같은 시기적 영향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전문 베이커리에서 접하던 일본식 쇼쿠팡과 밀크브레드의 부드러운 식감이 외식 메뉴로 옮겨갔고,
(*쇼쿠팡: 일본에서 널리 먹는 부드러운 식빵 형태의 빵.)
이제는 슈퍼마켓에서 쉽게 사는 번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외식 메뉴에서도 수년에 걸친 성장세가 나타났다는 점을 보면 SNS에서 반짝하고 끝나는 현상만으로 보기도 어렵습니다.
일본식 밀크브레드와 밀크번이 영향을 주고받고 있지만 모든 제품이 같은 형태나 제조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앞으로 소비자가 ‘Japanese milk bun’이라는 이름 자체를 계속 기억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한 번 익숙해진 더 폭신하고, 더 가볍고, 다른 재료를 방해하지 않는 빵을 다음 버거와 샌드위치에서도 기대하기 시작하면 되니까요.
식품 트렌드가 정말 대중화됐다는 신호는 이름이 유명해졌을 때보다,
그 제품이 만들어낸 기준을 소비자가 당연하게 요구하기 시작했을 때인지도 모릅니다.
🧡 세 줄 요약
일본식 밀크번이 영국의 버거·카페 문화와 SNS를 타고 슈퍼마켓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끌어당긴 핵심은 강한 풍미보다 눈으로도 바로 전달되는 ‘폭신한 식감’입니다.
밀크번의 인기는 프리미엄 식품의 기준이 ‘더 진한 맛’에서 ‘더 완성도 높은 질감과 균형’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보여줍니다.
📌출처
Move over brioche - the squishy Japanese milk bun is this summer's ultimate burger upgrade
Sales for Japanese milk buns surge at Waitrose
Sweet, soft and playful: TikTok turns Japanese milk bread into UK's latest food craze
Milk Buns Are the Fastest-Growing Bread Trend on Me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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